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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디티 콰르텟 & 프란치스카 히르첼 CD+BLU-RAY
18,000원
옥수동 · 2026. 8. 31.

상품 설명
영화 《노예 12년》에서 바이올린은 주인공 솔로몬 노섭의 지적 자존감이물이자 인간으로서의 자유를 증명하는 분신이었습니다. 그러나 목화밭의 지옥으로 끌려간 순간, 그 바이올린은 백인 농장주 에드윈 엡스의 가학적인 야간 광란 파티를 위해 강제로 흥을 돋워야 하는 끔찍한 굴종의 도구로 전락합니다. 이 앨범을 《노예 12년》의 렌즈로 바라볼 때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그 ‘착취당했던 현(絃)의 절대적 해방’에 있습니다. 1. 엡스의 유흥을 거부하는 ‘불협화음의 해방’ 플랜테이션의 노예주들은 흑인 음악가에게 백인의 귀를 간지럽히는 조성 음악, 흥겨운 춤곡과 노동요만을 허락했습니다. 반면 쇤베르크, 베베른, 베르크의 신비엔나악파는 서양 음악을 수백 년간 지배해 온 조성(Tonal system)의 위계를 폭파하고 ‘불협화음의 해방(Emancipation of the Dissonance)’을 선언한 자들입니다. 백인의 비위를 맞추는 안락한 선율을 거부하고 타협 없는 자율성을 쟁취한 이 음악은, 에드윈 엡스의 채찍 앞에서 솔로몬이 강제로 연주해야 했던 모든 굴욕적인 선율에 대한 가장 지적이고 급진적인 예술적 복수입니다. 2. 베베른 op. 5: 목이 매달린 채 버티던 진흙탕의 침묵과 파편 베베른의 〈현악 사중주를 위한 5개의 악장 op. 5〉는 극도로 응축된 미니멀리즘과 현을 활등으로 때리는 콜 레뇨(col legno), 브릿지 쪽을 긁는 술 폰티첼로(sul ponticello) 등 신경증적 주법으로 가득합니다. 이는 영화 중반, 솔로몬이 목에 밧줄이 감긴 채 발끝만 간신히 진흙탕에 닿아 온종일 버티던 그 잔혹한 롱테이크 시퀀스를 그대로 음향화한 듯합니다. 주변에서는 아이들이 뛰놀고 벌레 소리만 서늘하게 울려 퍼지던 그 고통스러운 공백과 생존의 미세한 떨림이 베베른 특유의 파편화된 침묵과 날카롭게 겹쳐집니다. 3. 베르크 〈서정 모음곡〉: 가면 뒤에 숨겨야 했던 비명과 부서진 바이올린 솔로몬은 노예 '플랫'으로 위장한 채 자신이 자유인이자 교양 있는 가장이라는 정체성을 철저히 암호처럼 숨기며 버텨야 했습니다. 베르크의 〈서정 모음곡(Lyric Suite)〉 역시 엄격한 12음기법이라는 외적 질서 속에 비극적인 비밀 사랑과 억압된 내면의 고통을 치밀한 암호(음렬)로 숨겨둔 작품입니다. 솔로몬이 억눌린 슬픔과 분노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바이올린을 바닥에 내리쳐 산산조각 내던 그 폭발적인 카타르시스가 베르크의 신경쇠약적이고 처절한 현악 언어에서 터져 나옵니다. 4. 쇤베르크 2번 4악장: "나는 다른 행성의 공기를 느낀다" 소프라노 프란치스카 히르첼이 참여한 쇤베르크 사중주 2번의 4악장에서는 슈테판 게오르게의 시구 *"Ich fühle Luft von anderem Planeten"*이 울려 퍼지며 음악 역사상 최초로 무조(Atonality)의 무중력 상태로 진입합니다. 12년간의 생지옥을 견뎌내고 마침내 북부의 집으로 돌아와 가족을 마주했을 때 솔로몬이 들이마셨을 공기, 오랜 학대로 짓밟힌 영혼이 지상의 지옥을 벗어나 다시 인간의 지위를 회복할 때 마주하는 초월적 자유가 바로 이 악장의 음향적 해방감과 맞닿아 있습니다. 5. 아르디티 콰르텟과 Blu-ray Audio가 복원하는 '현의 물성' 현대음악 현악 사중주의 절대적 기준점인 아르디티 콰르텟(Arditti Quartet)은 예쁘게 포장된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송진 가루가 날리고 활이 줄을 뜯어내는 서늘한 마찰음까지 여과 없이 드러냅니다. 더구나 CD와 함께 동봉된 고해상도 Blu-ray Audio는 압축 없는 다이내믹 레인지를 통해 현악기가 겪어내는 장력과 마찰, 즉 솔로몬이 손가락에 피가 배도록 움켜쥐었던 바이올린이라는 악기의 실존적 무게를 공간 전체에 남김없이 복원해 냅니다. 솔로몬 노섭이 마침내 부숴버려야만 했던 그 비극의 바이올린을, 그 어떤 지배자에게도 길들여지지 않는 가장 순수하고 지적인 예술의 형태로 온전히 되돌려받고 싶다면 망설임 없이 소장해야 할 음반입니다. 아르디티 콰르텟과 프란치스카 히르첼의 "Second Viennese School" 앨범이에요 CD와 BLU-RAY가 함께 구성되어 있으며, 라이브 녹음으로 현장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어요 음악 감상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선물하기 좋은 앨범이랍니다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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